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슬픔이 기쁨에게
- 정호승(鄭浩承)
1950년 경상남도 하동 출생
1983년 경희대학교 국문과 및 동 대학원 졸업
197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<설굴암에 오르는 영희> 당선
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시 <첨성대> 당선
1976년 김명인, 김창완, 이동순 등과 함께 반시(反詩) 동인
198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소설 <위령제> 당선
1989년 제3회 소월시 문학상 수상
시집 : 슬픔이 기쁨에게(1979), 서울의 예수(1982), 새벽 편지(1987), 별들은 따뜻하다
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.
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.
겨울밤 거리에서 귤 몇 개 놓고
살아온 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
귤값을 깎으면서 기뻐하던 너를 위하여
나는 슬픔의 평등한 얼굴을 보여 주겠다.
내가 어둠 속에서 너를 부를 때
단 한 번도 평등하게 웃어 주질 않은
가마니에 덮인 동사자가 다시 얼어죽을 때
가마니 한 장조차 덮어 주지 않은
무관심한 너의 사랑을 위해
흘릴 줄 모르는 너의 눈물을 위해
나는 이제 너에게도 기다림을 주겠다.
이 세상에 내리던 함박눈을 멈추겠다.
보리밭에 내리던 봄눈들을 데리고
추워 떠는 사람들의 슬픔에게 다녀와서
눈 그친 눈길을 너와 함께 걷겠다.
슬픔의 힘에 대한 이야길 하며
기다림의 슬픔까지 걸어가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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