반응형
능금_김춘수
그는 그리움에 산다.
그리움은 익어서
스스로도 견디기 어려운
빛깔이 되고 향기가 된다.
그리움은 마침내
스스로의 무게로
떨어져 온다.
떨어져 와서 우리들 손바닥에
눈부신 축제의
비할 바 없이 그윽한
여운을 새긴다.
이미 가 버린 그 날과
아직 오지 않은 그 날에 머문
이 아쉬운 자리에는
시시각각의 그의 충실(充實)만이
익어 간다.
보라,
높고 맑은 곳에서
가을이 그에게
한결같은 애무의 눈짓을 보낸다.
놓칠 듯 놓칠 듯 숨가쁘게
그의 꽃다운 미소를 따라가면은
세월도 알 수 없는 거기
푸르게만 고인
깊고 넓은 감정의 바다가 있다.
우리들 두 눈에
그득히 물결치는
시작도 끝도 없는
바다가 있다.
반응형
'시와 좋은글' 카테고리의 다른 글
[내 인생을 변화시키는 명언들과 좋은 글귀들] (1) | 2014.07.03 |
---|---|
[좋은 시]_나의 하나님_김춘수 (0) | 2014.06.30 |
[좋은 시]_부두에서_김춘수 (0) | 2014.06.29 |
[좋은 시]_부두에서_김춘수 (0) | 2014.06.27 |
[좋은시]_ 우리가 물이 되어_강은교 (0) | 2014.06.27 |
[좋은 시]_처용단장(處容斷章)_김춘수 (0) | 2014.06.26 |
[좋은 시]_ 꽃_김춘수 (0) | 2014.06.26 |