인동잎1 [좋은 시]_ 인동(忍冬) 잎_김춘수 인동(忍冬) 잎_김춘수 눈 속에서 초겨울의 붉은 열매가 익고 있다. 서울 근교(近郊)에서는 보지 못한 꽁지가 하얀 작은 새가 그것을 쪼아먹고 있다. 월동(越冬)하는 인동(忍冬) 잎의 빛깔이 이루지 못한 인간(人間)의 꿈보다도 더욱 슬프다. 이 시는 김춘수 시의 특질로 지적되는 '인식의 시'로 자주 인용되는 작품이다. 끝의 2행을 제외하면, 이 시의 대상이 무엇인지, 시인은 그것을 통해서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전혀 알 수 없을 만큼 이 시는 비유적 이미지를 철저히 배제한 풍경 묘사로만 일관하고 있다. 그러나 으로 제시된 한 폭의 그림에서 우리는 조금의 티끌도 묻어나지 않는 짜릿한 감정이입의 순간을 느끼게 된다. 일상적인 사물을 구체적인 설명 방법으로 '무엇'인가를 '말하려' 하지 않는 대신, 시인의 가슴에.. 2014. 7. 4. 이전 1 다음